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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일기

[택시일기] 택시가 배가 불렀구만~

by 보거(輔車) 2010.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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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배가 고파서 집에서 편안히 쉬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네요.~

몇일째 몸이 안좋아서 병원에 가니 요로결석이 있답니다. 이번이 세번째 요로결석! 지난 두번의 요로결석과 증상이 비슷하긴 하지만 증상이 훨씬 약했기에 한참을 참다가 병원에 간터였습니다. 크기가 기기로 깰 상황까지는 아니니 약을 먹고 물을 많이 마시며 자연배출을 해 보잡니다. 그렇게 의사선생님과의 대화를 끝내고 또 열심히 운전을 합니다.

2010년 7월 24일 자정을 한두시간 남긴 상황의 일입니다.  화장실에서 볼일도 볼 겸 한 대형마트에 들렀다. 너무 피곤해서 택시승강장 뒤쪽에 차를 대놓고 쉬고 있는데 마트에서 장을보고 나온 분께서...


아저씨 택시가요?

아니요. 지금 피곤해서 쉬고 있습니다.

그냥 가시면 안되요?

택시 금방 들어오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623-6000 패스트 콜 부르시면 금방 달려 올껍니다.


그러니 그 분 창문 가까이서 이야기하다 얼굴을 빼면서 한마디 하네요.

택시가 배가 불렀구만...

순간 튀어나오는 짜증에 한마디 하게 되네요. 

지금 뭐라구 허셨수?  택시가 배가 불렀으믄 집에들어가서 편안하게 쉬고있지 이러구 있겄수?
배가 고퍼서 들어가서 편안히 쉬지도 못허구 이러구 쉬구 있수.~


그냥반도 무안했는데 뒤도 안돌아 보고 가네요.

왠지모를 씁쓸함을 머릿속에서 지워 버릴수가 없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나서 약 30여분을 더 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렇게 쉬다가 마트에서 나온 손님을 태우고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고나니 맥이풀려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결국. 하루 사납금 18만원을 다 채우지도 못한채 하루를 마무리 짖고 말았네요.

그 사람이야 빨리 집에가고픈 마음에 택시가 있는데 안간다 하니 무심코 내던진 말인지 몰라도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택시운전자 입장에서는 작은돌이 아닌 바위덩어리가 되어 가슴속에 박혀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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